트폴리오(Port-folio) 이론의 역사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의 발달은 미국 금융시장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금융 선진국인

미국 시장에서 어떻게 학문적 성과들을 실제 투자와 관련하여 적용시키고 발전시켰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우리나라

투자문화의 건전한 발전에 참고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현대 포트폴리오이론 가운데 근간을 이루는 것들을 간략

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1950년대 이전의 투자 관행


1950년대 이전의 연구들은 주로 저평가 또는 고평가 된 주식들을 찾아내는 문제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기술적 분석과 기본적 분석의 많은 내용들이 이 시기에 이루어진 연구결과들입니다. 이러한 연구들은

적정한 투자 시기를 포착하거나 투자할 대상을 분석하는 기본적인 도구를 제공해 주기는 하지만, 체계적인 이론의

뒷받침 없이 과거의 경험이나 단편적인 이론에 의존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갖고 있습니다.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 (1952년)


현대적 의미에서의 포트폴리오 이론은 1952년에 발표된 마르코비츠(H.Markowitz) 의 논문 "포트폴리오 선택(Portfolio

Selection)"에서 출발합니다. 이 논문은 마르코비츠의 시카고대학 박사학위 논문의 일부입니다. 마르코비츠는 포트

폴리오를 구성하는 투자자들이 위험-수익의 상충관계를 고려하여 어떻게 만족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를 체계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그는 수익률의 변동성이 자산 위험의 좋은 척도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고, 개별 주식이 아닌 포트

폴리오에 투자함으로써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위험분산효과를 증명하였습니다.

 

또한 포트폴리오 위험과 기대수익률의 관계를 설명해주는 효율적 투자선이라는 개념을 제시하여 포트폴리오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틀을 마련하였습니다. 그는 수학적인 최적화과정을 통해, 주어진 위험 하에서 가장 높은 기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마르코비츠는 이 업적으로 1990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자본자산가격결정모형 (1960년대 초반)


1960년대 들어 마르코비츠의 포트폴리오 이론은 자본시장에서 자산의 균형가격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보여주는

균형가격 결정모형으로 발전되었습니다. 샤프(W.Sharpe),  린트너(J. Lintner),  그리고 모신(J. Mossin)은 비슷한 시기

에 자본자산의 균형가격 즉 시장이 균형일 때의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제시하였습니다. 이들이 제시한 모형을

자본자산가격결정모형(Capital-asset pricing model : CAPM)이라 부릅니다.  CAPM은 지금까지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에서 가장 중요한 모형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으며 증권의 가치평가, 자본비용의 측정, 그리고 투자성과의 평가

등에서 매우 중요한 나침반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샤프는 이 업적으로 1990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였습니다.


효율적시장가설 (Efficient Market Hypothesis)


효율적시장가설이란 합리적인 투자자들이 서로 경쟁하는 시장에서는 모든 정보가 시장에 유입되는 즉시 증권의 가격

에 반영된다는 원리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포트폴리오 이론이 시장이 효율적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효율적

시장가설은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에서 가장 중요한 패러다임입니다. 효율적 시장의 기본 아이디어는 1950년대 말부터

여러 연구에 이용되었지만, 1960년대 중반에 그 체계가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시카고대학 경영대학원의

파마(E. Fama)는 자산의 가격이 자산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관련 정보들을 얼마나 정확하고 신속하게 반영하는가를

설명해 주는 자본시장의 효율성이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였습니다. 1970년대 말 이후 여러 연구들이 자본 시장이

비효율적일 수 있다는 증거들을 제시하고 있지만, 파마가 제시한 시장의 효율성에 관한 이론은 많은 실증적 이론적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남아 있습니다.


CRSP 증권가격 데이터베이스 (1964)


1964년 시카고대학 경영대학원의 증권가격연구센터(CRSP: The Center for Research in Securities Prices)에서는 보통

CRSP 데이터베이스라고 부르는 컴퓨터 자료를 공개하였습니다. CRSP는 1926년부터의 여러 증권들의 가격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거의 오류가 없는 방대하고도 신뢰성이 높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함으로써, 학자들과 실무 전문가

들이 증권시장을 분석할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이 자료가 나오기 전까지는 재무학의 대부분 연구들이 이론적 연구에

치중했습니다. 이 자료가 나온 후, 파마(E. F. Fama)와 그의 제자들이 중심이 되어 CRSP자료를 분석한 중요한 실증

연구들이 쏟아져 나와, 실제 증권시장의 움직임이 어떠했는지, 실제 주식시장의 특성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전에 나왔던

여러 이론들이 실증적으로 타당한지를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 데이터베이스 때문에 재무학이 공허한 이론에

그치지 않고 현실과 밀접한 학문분야가 되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처럼 증권시장 분석에는 양질의 데이터

베이스가 필수적입니다.


옵션가격 결정모형 (1973)


1970년대 이후에 나타난 투자환경의 커다란 변화 중의 하나는 파생상품(Derivatives)을 이용한 투자가 본격화 되었다는

것입니다. 파생상품은 다른 증권의 가격에 따라 그 가격이 결정되는 증권 즉, 다른 증권을 기초로 하여 파생된 금융상품

입니다.  원유가격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의 급등락과 이자율, 환율 등의 급격한 변동으로 인해 투자자는 이러한 요인들에

따른 투자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수단을 필요로 하게 하였습니다. 파생상품 중 옵션은 그 응용범위가 매우

넓습니다. 또한 옵션은 그 종류가 다양하여 그 분석이 쉽지 않습니다. 옵션의 가치를 평가하려면 수준 높은 수학 지식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973년 블랙과 숄즈(F.Black and M.Scholes)는 옵션의 가치를 평가하는 수학적 모형을

유도함으로써 파생상품의 이론적 실무적 발전에 획기적인 전기를 가져왔습니다. 이 업적으로 숄즈와 머튼(R. Merton)은

1997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습니다.


3요인 모형 (1993)


시카고대학의 파마(E. F. Fama)와 프렌치(K. R. French)는 1992년 발표한 논문에서 CAPM이 더 이상 맞지 않는다는

실증분석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은 학자들은 물론 실무자들에게도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그 이유는 그동안

CAPM을 금과옥조처럼 여겨 왔으며 거의 모든 투자, 재무의사결정의 지표로서 사용해 왔기 때문입니다. 다행히도,

1993년 파마와 프렌치는 CAPM 대신 사용할 수 있는 3요인 모형을 제시했으며, 이 모형이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매우

잘 설명하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였습니다. 파마-프렌치의 3요인이란 규모요인, 가치요인, 그리고 시장요인을 말합

니다. 미국의 여러 증권회사들이 투자의사결정, 펀드평가 등을 할 때 CAPM 대신 이 모형을 사용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오스이론(Chaos Theory : 혼돈이론)

 

개념


혼돈(Chaos)이란 옥스포드 사전에 의하면 '뚜렷한 형체 없는 물질' 혹은 '극심한 혼돈상태'로 정의된다. 전통적인

뉴튼 패러다임의 관점에서는 형체 없는 무작위적인 것으로 간주된 많은 체제가 실상은 자연체제의 일부이며 그 혼돈

의 이면에 감추어진 일정한 패턴(Pattern)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사전적 의미는 창세기 이전의 혼돈상태를

의미하나, 혼돈이론(Chaos theory)에서는 불규칙한듯 보이는 현상 속에 내재되어있는 숨겨진 패턴(Hidden pattern)을

의미하며, 결정론적 혼돈(Deterministic chaos)을 지칭한다. 즉 혼돈상태로부터의 질서나 불규칙성으로부터의 규칙성

을 의미하며 흔히 카오스이론(Chaos theory)이라 하는데, 비선형 역학(Non-linear dynamics) 혹은 복잡성 이론

(Complexity theory)이라고도 불리우나 아직 합의된 용어가 없어 편의상 혼돈이론으로 표기한다.

 
이론적 모형


메타이론으로서의 카오스이론의 특성으로는 비선형(Non-linear), 순환고리, 초기조건에의 민감성 등을 들 수 있다.

비선형성 뉴튼 관점에서는 선형성을 가정하기 때문에 초기 조건이 조금만 변한다면 그 결과치는 별 차이가 없다는

가정에 입각해 있으나, 혼돈적 관점에서 보면 미세한 초기조건의 민감성으로 인해, 또한 비선형성과 순환고리에 의해

조그만 초기조건의 차이가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되어 그 결과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기하학 시간을 상기해보면 직선은 단순한 일차방정식 (y=ax+b)에 의해 만들어진다.

 

기울기 a와 절편 b만 알면, 모든 학생이 직선을 그릴 수 있고, 만일 x의 특정한 값을 알면 y의 값을 예측할 수 있다.

선형성을 가정하는 뉴튼의 기계론적 관점에 의해 대부분의 현상이 과거 300년간 설명되어 왔다. 조직관리를 비롯한

모든 사회과학에 있어서도 자연과학의 지배적인 패러다임인 선형모형이 합리적 행동을 설명하기 위해 이용되었다.

이러한 선형 조직관리 모형은 관리자로 하여금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조직현상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도록 했다.

조직 내의 각 부서간의 상호작용은 직선의 교차처럼 단순하다. 그러나 실제로는 순환고리적 상호작용으로 복잡한

양상을 띤다. 조직내의 한 부서만을 이해하면, 이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여러 다른 부서의 지식을 더하기만 하면

조직 전체를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

 

( y = a1x1 + a2x2 + b )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부가성 원리(Additive principle)를 가정하는 경우에만 성립한다. 직선으로서의 조직에서는

가까운 미래건 먼 미래에 초점을 맞추건 상관이 없다. 그러나 초기조건에의 민감성 때문에 조직이 불안정한 상태에

있을 경우 시간의 일시성이 중요할 수도 있다. 순환고리(Feedback Loop) 한 변수에 있어서의 변화가 그 반대방향의

변화를 유발시키는 부정적 순환고리(Negative feedback), 혹은 편차상쇄 순환고리의 과정은 체계의 안정성을 설명

하는데 극히 중요하다. 반면에 긍정적 순환고리(Positive feedback), 혹은 편차증폭순환고리(Deviation-amplifying

feedback)는 큰 변화가 더 큰 변화를 유발시키고 작은 변화는 더 작은 변화를 촉발시킴을 보여줌으로써 체계의

변동을 설명하는 데 유효한 것이다.

 

이 두 가지 순환고리 메커니즘은 왜 체계가 주어진 한 형태를 획득, 보존하려 하며 이 형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떤

식으로 정교화되고 또 변환되어질 수 있는지를 설명해 줄 수가 있다. 사회체제는 확립된 규범으로 부터의 이탈을 방지

하고 기존 질서나 구조를 유지하는 다양한 순환고리체제(Feedback loop mechanism)를 가지고 있다. 체제가 안정적일

경우 일련의 규칙 즉, 법에 의해 체제가 지배된다. 체제가 안정상태에 있을 경우 결정론적인 예측이 어느 정도는 가능

하다. 그러나 체제가 불안정한 상태에 있을 경우 사소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혹은 문화적 변화가 편차증폭순환고리

에 의해 증폭되어 체제의 급작스런 변혁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사회체제는 군사적 정복 혹은 경제적 종속과 같은 외부 힘에 의한 영향 혹은 쿠데타 또는 사회적 운동과 같은 체제

내적 힘의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영향이 체제가 안정적 상태에 있을 때에는 체제의 편차상쇄 순환고리 혹은 항상성

유지 기능에 의해 흡수될 수 있으나 만일 체제가 불안정한 상태에 있을 경우에는 즉, 분기점에 다다를 경우에는

초기조건의 민감성 즉, 나비효과에 의해 증폭되어 사회체제에 큰 폭풍을 몰고 올 수도 있다. 만일 이러한 편차증폭

과정이 상당히 지속적일 경우에는 개혁이라고 할 수 있고, 만일 이러한 과정이 급작스러운 것이라면 혁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초기조건의 민감성(Sensitive dependency to initial conditions) 비평형체제에서는 앞서 언급한 비선형성과 편차증폭

순환고리 과정이 융합될 경우 초기조건의 미세한 차이가 체제에 더욱 더 큰 혼돈적 행태를 보이게 될 것이다. 이 현상

은 '초기조건에의 민감한 의존성(Sensitive dependence on initial conditions)'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예를 들어 기상

학에서는 이것을 Lorenz의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라고 부른다. 나비 한 마리가 북경에서 공기를 살랑거리면 다음

달 뉴욕에서 폭풍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발전배경


자연과학에 있어서는 이미 중요한 혁명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가에 대한 과학자의 이해와

설명 방식이 변하고 있다. 이전에는 과학자들은 질서와 규칙성이라는 관점에서 주로 설명해 왔다. 세계를 예측가능

하고 이미 정해진 방식으로 설명하려했다. 결정론적인 자연법칙에 따라 세계가 예측가능한 방향으로 이동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예측가능한 결정론적인 자연법칙에 있어서 질서정연한 원인은 질서정연한 결과를 초래한다. 이제

과학자들은 무질서와 불규칙성의 창조적인 역할을 강조한다. 이제 그들은 세계가 창발적이고도 예측불가능한 결과

를 갖는 자기조직화적인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본다. 아직도 결정론적인 자연법칙이 존재하지만 무질서가

질서로 다시 질서가 무질서로 변화하는 순환적인 방식으로 이해되고 있다. 세계가 움직이는 방식에 관한 단순한

관점이 복잡하고도 역설적인 관점에 의해 대치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과학은 비선형역학(Non-linear dynamics) 혹은 복잡성이론(Complexity theory)이라 불리우며 가장

보편적인 관심을 끈 이러한 새로운 과학의 측면은 혼돈이론(Chaos theory)이라 불리운다. 혼돈이론은 원래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프리고진(Prigogine)에 의해 본격적으로 발전되었는데, 혼돈이론의 특징 중의 하나인 초기조건

에의 민감성, 즉 나비 효과(Betterfly effect)를 발견한 것은 MIT대의 기상학자 로렌츠(Lorenz)였다. 나비 효과란 남미

브라질 아마존 밀림의 나비떼가 날개를 조금만 팔랑거려도 (즉, 초기조건의 사소한 변화가) 텍사스에 태풍이 

수도 있다는 Lorenz의 논문 제목에서 유래된 효과이다.

 

원래 Chaos이론은 화학, 물리학, 수학, 기상학, 생태학 등의 자연과학에서 본격적으로 연구되고, 최근에 전자공학,

컴퓨터과학, 통신공학, 컴퓨터 그래픽스 등에 본격 응용되고 있다. 특히 생태학의 개체군 이론은 초기조건의 민감성

이 좌우하는 분야이다. 생태계에서 살아가는 수 많은 개체군들은 초기조건의 미세한 변화에도 개체군수의 민감한

증감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자연체제의 생태계와 마찬가지로 사회체제도 여러 사회구성원들의 군집인 조직군(조직

의 집합)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연과학에서 시작된 체제이론이 이제까지 사회과학의 근복적인 패러다임으로 기능

해 왔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사회체제에도 혼돈이론을 적용하려는 시도는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제도화


조직과 경제의 행태에 대한 이러한 발견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는 엄청난 것이다. 혼돈역학의 관리와 경제 연구에

대한 중요한 인식은 처음에는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종래의 사고방식은 타파되어야 하며 새로운 사고방식이

채택되어야 한다. 기업과 경제가 실제 운용되는 방식을 이해하려면 이러한 변형을 회피할 수 없다. 이러한 분석은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정책적 대안을 제시해주고 있다.

 

- 혼돈적 세계에 있어 장기적인 경제 예측은 본질적으로 예측불가능하다. 따라서 미리 계획될 수 없다. 기업과

거시경제적 수준에 있어서의 정책은 경제적 대리인들이 적응하고 창조적이 되도록 조건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 있어서 경쟁적시장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계획경제와는 달리 경쟁적시장은 자발

적 적응을 제공해준다.

 

- 물리학 등의 자연과학에서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체제가 혁신적인 체제가 되기 위해서는 혼돈의 영역에서 운영

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혼돈의 영역에서는 행동과 장기적인 결과간의 연계성이 상호작용에 의해 상실되어 버린다.

사회적 및 경제체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경제체제내의 경제대리인은 자신의 다음 경제행동을 선택하지만

장기적인 결과를 선택할 수는 없다.

 

- 장기적인 미래를 설계하거나 계획하려는 체제는 모두 쇠퇴할 수밖에 없다. 기업과 경제는 자기 변형을 조장하는

구조 및 제도를 필요로 한다. 정책학의 관점에서 보면 목적보다는 수단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즉, 자기조직화적

진화능력을 갖는 체제를 설계함으로써 변화의 조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 전통적(합리적) 관리에 관한 문헌과 신고전 경제학은 장기적인 결과가 본질적으로 예측 불가능하고 상상할 수

없는 경우의 변화를 관리하는데 있어 문제가 있다. 신고전경제학자는 과학적인 능력을 만들어냈지만 평형상태에

집착하는 신고전학파의 접근법을 정당화하기는 어렵다.

 

- 신고전 경제학은 세계를 본질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여김으로써 경제체제의 역동성을 제거해버렸다.

혼돈이론의 결론이 자발적 자기조직화 기업과 창조적 파괴 등과 같은 주제라는 점에서 오스트리아 경제학파의

방법론및 정책대안과 양립 가능하다. 오스트리아 경제학에 있어 사회적 및 경제적 진화는 비평형세계에서 발생

하며 이 세계에 있어 경제적 대리인은 계획을 정확하게 수립, 달성할 수 없으며 따라서 기존 상태나 구조보다는

경제적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평가와 전망


혼돈이론은 세계가 우리 능력으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없는 복잡한 시간의 궤적을 따라 진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업과 경제는 성공하려면 변화에 개방적인 동시에 사회경제적 긴장을 수용해야 한다. 이러한 무질서내의 질서 혹은

창조적 긴장은 적응능력을 조장해주는 제도 및 행태적 규범을 필요로 한다. 특히 정부의 경제 및 사회정책은 경제변화

와 상충적인 것이 되서는 안된다. 경제인의 혁신의지를 위축시키는 규제나 독점 그리고 높은 세금정책 등은 제고되어

야 한다. 복지정책이나 정부지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어 높은 세금은 경제의 신축성을 저해한다.

 

경제적 관계는 법뿐만 아니라 문화적 사회적 행태에 의해 제한된다. 이러한 사회적 규범이 와해되거나 급격하게 변화

하기 시작하면 경제적 변화와 예측불가능한 연관관계를 갖게 된다.이러한 연관관계를 좀 더 이해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편차증폭적 안정파괴적 순환고리 효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에 대한 정부정책의 영향에 대해서

더 많이 알 필요가 있다. 전쟁이 끝난 몇 십년동안 유럽과 북미지역에서는 사회적 및 경제적 격변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1960년대부터 격변이 증가한 듯 하다. 이러한 일은 평형체제의 관점에서 설명하기 어렵지만 혼돈이론은

해결책을 제시해 줄지도 모른다. 

 

 


 
 

 

윌가에서 배우는 랜덤워크 투자전략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라는 제목의 책이 있다. 미국 역사학자인 하워드 진(Howard Zinn)이라는

사람이 지은 자전적 역사 에세이이다. 그는 중립적이거나 객관적인 역사적 진실이란 불가능하며, 또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역사는 항상 누군가의 입장에서 선택되고, 그 입장에 따라 해석되고, 또 진실이란

이름으로 전파된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굳이 "달리고 있는 기차" 위가 아니더라도, 중립적인 공간을 발견하기는 사실 쉽지 않은 것

같다. 정치적인 문제는 논외로 치더라도, 우리는 일상을 살아가며 학문적인 이슈나 예술적인 취향에서는 물론, 친구

나 가족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과 관련해서도 어떤 입장을 강요받는 상황에 심심치 않게 부딪치게 된다. 그런

상황에 처한 우리는 어떤 입장을 취하거나 혹은 그런 입장표명을 유보하게 되는데, 그 '유보'마저도 상황과 맥락

속에서 하나의 입장으로 탈바꿈해 버리기 일쑤거나 그렇게 해석된다. 편파성은 인간성의 일부인지도 모른다.

 

이같은 편파성이 존재하는 의외의 공간 중 하나가 바로 금융시장이다. 사겠다는 세력과 팔겠다는 세력이 충돌하는

곳이니 당연히 그런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여기서 얘기하고자 하는 바는 시장상황에 대한 편파성이 아니

라 '시장 그 자체의 본성'에 대한 편파성이다.

 

학계와 금융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효율적 시장가설(The Efficient Market Hypothesis: EMH)" 논쟁은 1960년대 유진

파마(Eugene Fama)의 박사학위 논문에서 촉발되었다. 파마는 많은 정보로 무장한 지적인 투자자들이 참가하고 있는

역동적인 시장에서는 증권가격에 모든 가능한 정보를 명확히 반영할 것이라는 주장을 설득력 있게 제시했다.

 

"An 'efficient' market is defined as a market where there are large numbers of rational, profit-maximizers

actively competing, with each trying to predict future market values of individual securities, and where important

current information is almost freely available to all participants. In an efficient market, competition among the

many intelligent participants leads to a situation where, at any point in time, actual prices of individual 
securities already reflect the effects of information based both on events that have already occurred and on

events which, as of now, the market expects to take place in the future. In other words, in an efficient market

at any point in time the actual price of a security will be a good estimate of its intrinsic value."

 

"'효율적' 시장이란 개별주식의 미래 시장가치를 예측하고자 적극적인 경쟁을 벌이는 수많은 지적 참가자들이 수익

극대화를 위해 참여하고 있는 곳이면서, 동시에 모든 참가자들이 중요한 최신 정보를 거의 자유롭게 입수할 수 있는

곳으로 정의된다. 효율적 시장에서는 다수의 지적 참가자들 간에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이미 발생한 사건이나

앞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모든 사건에 의한 정보 효과는 항상 개별주식의 현재가격에 이미 반영되어 있게

된다. 다른 말로 하면, 효율적 시장에서는 주식의 시장가격이 언제나 내재가치에 대한 훌륭한 추정치가 된다."

 

- 유진 F. 파마 Eugene F.Fama, "Random Walks in Stock Market Prices", Financial Analysts Journal,

September/October 1965 (Reprinted January-February 1995).
  
EMH를 둘러싼 학계와 금융계의 논란이 뜨거웠던 이유는, 만약 이 가설이 진실일 경우 학계와 업계에 미칠 파장이

자못 크기 때문이다. 우선, 증권의 시장(현재)가격이 진실로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가능한 정보가치를 이미 반영

하고 있다면, 미래주가를 예측한다는 것 자체가 불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그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애널리스트나

경제분석가로 활동하고 있는, 소위 업계 전문가들은 당장 다른 직업을 찾아 나서야 한다.

 

그리고 만일 시장이 정말 효율적이라면, 시장예측력이 뛰어난 투자전문가들을 다수 고용하고 있으니 일반인들은

우리에게 돈을 맡기는 것이 유리하다고 선전하는 기관투자자들은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적어도 시장의 본성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한마디로, 만일 시장이 정말 효율적이라면, 투자업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도대체

무슨 할 일이 있으며 왜 보상을 받아야 하느냐는 의문이 당연히 제기되게 된다.

 

EMH의 편에 서있는 사람들에게 적극적인 시장예측을 통한 수익극대화는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위험의 분산

만이 유일한 투자방법이 된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라는 격언이 이들의 입장을 잘 나타낸다. 즉, 이들에게는

(투자자의) 연령, 소속 과세구간, 위험에 대한 태도 및 고용상황을 반영한 최적 포트폴리오의 구성과 관리가 가장 중요

한 문제가 되며, 그런 일을 전문적으로 수행해 줄 포트폴리오 관리자는 여전히 꼭 필요한 존재로 남는다.

 

이런 입장에 서있는 사람으로는 프린스턴 대학의 버튼 G. 맬키엘(Burton G. Malkiel) 교수를 꼽을 수 있는데, 그의

저서 『A Random Walk Down Wall Street』는 2004년 1월에 무려 여덟번째 개정판을 내며 투자서적의 고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책은 2001년 『월가에서 배우는 랜덤워크 투자전략』이라는 제목으로 국일증권경제연구소가

국내에 소개한 바 있다.

 

1부 기업기초 이론과 공중누각 이론

 

1. 기업기초와 공중누각 이론
2. 대중의 광란 
3.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의 주식평가 
4. 주가의 기업기초 이론

 

2부 프로들은 큰 게임을 어떻게 하나

 

5. 기술적 분석과 펀더멘틀 분석 
6. 기술적 분석과 랜덤워크 이론
7. 펀더멘틀 분석은 얼마나 좋은가

 

3부 새로운 투자 기술

 

8. 새로운 투자수단: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 
9. 위험을 높여 수익을 늘린다 
10. 랜덤워크 이론에 대한 공격 : 결국 시장은 예측 가능한가

 

4부 랜덤워커와 투자자를 위한 실질적인 가이드

 

11. 랜덤워커에 적합한 메뉴얼 
12. 불리한 금융경쟁 : 주식과 채권수익의 이해와 전망 
13. 라이프사이클에 따른 투자 가이드 
14. 월스트리트를 제압하는 3가지 큰 걸음

 

교수가 쓴 책답게 현대 투자이론을 소개한 제1부~제3부가 특히 인상적이다. 그러나 EMH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

들은 멜키엘 교수가 자신의 학문적 지식을 뮤츄얼펀드 업계를 대변하는데 편파적으로 이용하는 이익집단의 대변인

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시장예측 가능성을 믿는 투자자들도 다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다시 기본적 분석(Fundamental analysis)의 유용성을 믿는 집단과 기술적 분석(Technical analysis)을 선호하는

집단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책은 1973년에 첫 선을 보인 후 지속적으로 개정판을 내면서 많은 투자가들의 관심을 받았는데 초판의 기본

이론이었던 랜덤워크이론에 대해서 설명하고, 그 이후에 등장한 다양한 금융상품을 고려해서 투자자들이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에 대해서 조언하고 있다. 랜덤 워크이론이란 눈을 가린 침팬지가 '월스트리트 저널' 시세면에 다트

를 던져 전문가 못지 않은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을 정도로 시장은 효율적이라는 이야기이다. 즉, 인덱스펀드의

운용처럼 시장 평균을 따라갈 수 있는 모든 주식을 사서 보유하면 거래비용을 징수하는 전문적인 펀드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지난 30년간 이 이론은 놀랄 정도로 지지를 받아왔다. 개정판은 시장을 이길 수 있다는 선언에 대한 최근의 재검토

와 논쟁을 설명한다. 저자는 투자를 바라보는 두가지 관점이 있다고 소개한다. 즉, 기업기초이론과 공중누각이론이

그것이다. 기업의 펀더멘탈에 입각하여 기업의 내재가치를 분석해서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생각과, 투자는 심리의

문제이며 다른 사람이 관심을 가지는 주식을 미리 투자해서 더 많은 관심을 받을 때 팔 수 있다는 생각이 그것이다.

 

랜덤워크이론은 많은 버블의 역사를 언급하면서, 대중누각을 일반 투자가가 파악할 수 없고 기업의 펀더멘털에

입각한 투자도 많은 문제점이 있으며, 시장은 이런 모든 것들을 반영해서 효율적으로 움직이으로 그에 맞는 인덱스

되고 거래비용을 줄이는 접근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버블의 역사와 투자가에게 지니는 의미를 <금융투기의

역사>라는 책에서 언급된 것 만큼 자세하고 생생하게 언급하고 있다. 또한 1980년대에 미국에서 횡행한 기업인수

붐을 통해서 대기업집단이 출현하고 EPS증가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방식으로 주가를 올리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설명한 부분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그리고 미국에서 1950년이후의 주식투자 역사를 세단계로 나누어서 역사적인 PER 의 수준이 어떻게 변화했고,

인플레이션과 채권수익률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언급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을

설명하고 있는데 체계적위험과 비체계적 위험을 반영하여 자본자산의 가격결정모델(CAPM)을 설명하면서 랜덤

워크이론과의 연관성을 설명한다. 이 책을 통해서 베타와 현대의 포트폴리오 이론에 대해서 처음으로 자세하게

이해하게 된 것이 값진 부분이었다. 그리고 랜덤워커와 투자자를 위한 실질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주식과 채권수익을 고려한 투자에 대해서 소개하면서 개인의 라이프사이클, 연령대별로 어떻게 투자할지를

조언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이 1973년 처음 출간된후 이 책에서 제시된 인덱스펀드의 아이디어를 뱅가드펀드에서

구체화하면서 인덱스펀드(1976)가 출현하게 된 배경을 기술하고 있다. 이 책은 결코 쉽게 읽을 수가 없는 내용이지

만 투자에 대한 인플레에 대한 효과, 세금의 효과, 개인의 상황에 따른 투자전략, 변동성과 위험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어 투자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랜덤워크의 아이디어에 100% 동의 할 수는 없지만 이 책에서

워렌 버핏은 하나의 예외로 취급하고 있다.

 

펀드를 운영해서 시장수익률을 지속적으로 상회하는 것은 통계적으로 어려운 일임을 데이터를 통해서 지적하면서

펀드 운영을 하는 입장에서 여러 변수의 돌출로 인해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한다. 워렌버핏은 그런 제약점

을 뛰어넘는 투자운용을 통해서 기록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데 랜덤워크이론을 내세운 이 책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

한다면 다양한 방식의 투자전략들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이 드는 부분이었다.

 

 

랜덤워크 가설 (Random Walk Hypothesis)

 

 
주식가격의 변동에 관한 램덤워크가설은 미래의 주가변동이 난수의 움직임과 동일하다는 가설이다. 통계적 개념을

빌어 설명한다면 연속적인 주가의 변동은 독립적이고 동일한 형태의 확률분포를 갖는 확률변수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 가설에 따른다면 미래 주식가격을 예측하는데 있어서 과거의 주가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음을 의미한다.

즉 이 가설은 주가는 시장에 무작위적으로(Randomly) 나타나는 정보를 반영하여 무작위적으로 변동하므로 전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랜덤워크가설은 원래 20세기 초에 바쉘리어(L. Bachelier)에 의하여 농산물 가격의 변동을 설명하기 위하여 제시

되었으나, 1960년대에 오스본(M.F.M. Osborne)과 파마(E.F. Fama) 등이 주가변동을 설명하기 위한 실증이론으로

채택함으로써 증권이론의 체계 속에 포함되게 되었다. 주가변동에 대한 이러한 램덤워크가설은 과거 주가의 움직

임을 분석함으로써 미래 주가의 변동을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즉 기술적분석(Technical analysis)의 유용성

을 옹호하는 사람들의 입지를 크게 약화시켰다.

Posted by FatalFu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