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21일(현지시각) 경기부양책의 하나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를 발표했다. 연준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카드를 다시 꺼내 든 것은 케네디 정부 때인 1960년대 이후 50여년 만이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란 중앙은행이 장기 국채를 사고 단기 국채를 팔아 장기 금리 인하를 유도하는 통화 정책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장기 금리가 내려가면 기업이 투자를 늘리고 가계는 새로 주택을 매입하는 등 투자가 활성화되는 효과가 있다.

연준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를 마치고 발표한 성명을 통해 만기가 3년 미만인 국채 4000억달러를 팔고, 그 자금으로 내년 6월 말까지 6~30년 만기의 장기 국채를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버냉키 의장이 지난달 잭슨홀에서 열린 세계 중앙은행 총재 연례회의에서 ‘추가적인 조치’가 나올 수 있음을 시사한 뒤로 가장 유력하게 점쳐지던 부양책이다.

다만 이 대책은 이미 시장이 예상했던 내용과 같아 투자자들의 경기하강 우려를 말끔히 씻어주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미국 증시 3대 지수는 2%가 넘게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화도 강세를 보였다. 30년 만기 국채시장에도 투자자들이 몰리며 금리가 3.22%에서 3%로 하락했다(국채 가격 상승).

 

◆ 연준 ‘트위스트’ 카드…왜?

연준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카드를 내놓은 이유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연준은 2009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유동성을 제공하는 방식의 양적완화(QE·Quantative Easing) 조치를 취했지만, “돈을 마구 찍어 물가만 상승시키고 정작 경기부양에는 효과가 없다”는 비난을 받았다. 자산 직접 매입이나 초과 지급 준비금에 대한 이자율 인하는 부양 효과를 낼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다. 금리정책을 쓰려 해도 이미 기준금리가 ‘제로’인 상황이기 때문에 더 낮출 여지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통화량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장기 금리만 낮추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정책이 먹혀든다면 기업과 가계 입장에서는 자금 조달 부담을 덜고 투자와 소비에 나설 수 있게 된다. 1·2차 양적완화 때보다는 인플레이션도 덜 유발할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연준의 4000억달러 규모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금리 면에서 지난해 11월 2차 양적완화의 일환으로 6000억달러의 미 국채를 직접 매입했던 것과 유사한 효과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 약발 들까

전문가들은 그러나 연준의 이번 조치가 미국 경제에 ‘특효약’이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 장기 국채금리가 10년물을 기준으로 사상 최저 수준인 2% 미만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로 인한 장기 금리 하락이 경기 부양에 미치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미 연준의 부양책보다는 오히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내놓은 4470억달러 규모의 재정확대 정책 의회 비준이 더 큰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실질적으로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릴 만한 유인을 줄이는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리처드 보브 로치데일증권 애널리스트는 “장기 금리를 낮추게 되면 채권자들은 단기적으로만 자금을 제공하는 데 열을 올리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기사원문 :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9/22/201109220043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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