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기사모음2011. 11. 28. 22:08
키코… 옵션 쇼크… ELW 불공정 의혹… ELS 소송
대부분 1,2심 재판 진행중… 키코는 대법원서 계류중
종결 기미 '이행보증금'… 현대서 반환訴 원점으로
론스타 재상고 포기로 외환銀사건 사실상 종결

올해 법조계를 뒤흔든 주요 경제사건 대부분이 올해 안에 마무리되지 못하고 내년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시중 대형 증권사 사장들이 줄줄이 법정에 불려간 주식워런트증권(ELW) 불공정거래 의혹이나 투자 원금을 크게 날려 고객들의 마음 속에 상처를 준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 무산 논란, 옵션 쇼크를 일으킨 도이치 은행 사건, 키코(KIKO) 대란 등 올해 법조계의 최대 화제였던 주요 경제 사건들은 이제 막 1심을 시작했거나 대법원 최종심을 기다리고 있다.


현대그룹과 채권단의 법정 공방전은 종결될 기미가 보였지만 최근 현대그룹이 이행보증금 반환소송을 제기해 다시 불씨가 살아났다. 다만 올해 최대 화제였던 외환은행 사건은 론스타가 주가조작 혐의 유죄를 인정하고 재상고를 포기해, 사실상 법정 공방전이 마무리됐다.

다른 해와 비교해 유달리 많았던 경제관련 송사에 동원된 대형 로펌들은 짭짤한 수임료를 챙겼다. 메이저 로펌으로 분류되는 김앤장ㆍ태평양ㆍ광장ㆍ세종ㆍ화우ㆍ대륙아주 등은 주요 경제사건 외에도 기업 총수의 형사재판까지 맡아 큰 성과를 올렸다.

◇현대건설 인수 사건 불씨 재점화=현대건설을 되찾는 오랜 숙원이 성사 직전에 깨질 상황에 놓이자 현대그룹은 채권단을 상대로 "우선협상 대상자 지위를 인정해달라"며 올 초 법원의 문을 두드렸다. 공방전은 정식 재판이 아닌 가처분신청에서부터 시작됐다. 김앤장ㆍ바른ㆍ세종 등 손꼽히는 대형 로펌에서 스타 변호사들이 총출동했다. 법원은 인수자금의 출처를 제대로 밝히지 못한 현대그룹이 우선협상자격을 유지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이후 양측은 허위사실 유포 등 관련 소송을 모두 취하해 사건은 마무리되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 22일 현대그룹이 채권단을 상대로 다시 싸움을 시작했다. 현대그룹 측은 "이행보증금으로 납부한 2,755억 원을 반환하고 손해배상금 500억 원을 지불하라"며 총 3,255억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키코 민사소송, 확정 판결만 남아=파생상품인 키코(KIKO, Knock In Knock Out)에 투자해 많은 돈을 잃게 된 중소기업들은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린 후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 소송으로 법정 공방전 포문을 열었다. 하급심 법원은 "우리 민법의 대전제인 계약 자유의 원칙에 따라 은행과 기업이 맺은 계약의 자율성은 인정해야 한다"며 키코에 구조적인 문제가 없다고 판결했다. 검찰도 이 같은 법원 판단에 힘을 실었다. 검찰은 은행이 많은 이익을 챙기는 구조로 키코 상품을 설계했는지, 상품 위험성을 일부러 숨겼는지를 따졌지만, 결국 '무혐의'로 판단했다. 현재 피해기업들은 대법원에 계류 중인 소송 결과에 희망을 걸고 있다.

◇'옵션쇼크'도이치은행 사건 내년 초 1심 시작=지난해 우리 증권 시장을 충격으로 몰아 넣었던 옵션쇼크 사건은 내년 초 형사재판 1심을 기다리고 있다. 검찰은 지난 8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도이치은행 홍콩지점 임원 A씨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법인인 도이치증권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옵션 쇼크에 대해 와이즈에셋자산운용과 하나대투증권 등은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도이치은행 사건의 첫 재판은 내년 초 형사소송으로 시작된다. 아직 소송을 내지 않은 개인투자자들은 첫 형사재판의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법원도 옵션쇼크 관련 민사소송 진행을 일단 모두 중지하고 도이치은행 관계자의 사법처리 이후로 재판을 연기했다.

◇'ELS 상환무산'…민ㆍ형사 소송 진행 중=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소송도 서초동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지난해부터 투자자들은 지속적으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고 대우증권과 캐나다왕립은행(RBC), BNP파리바 등이 엮여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7월 서울중앙지법은 개인투자자 정모씨 등 2명이 미지급 상환금 2억7,000여만원을 돌려달라며 대우증권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증권사의 시세조종을 인정, 원고들의 손을 일부 들어줬다. 현재 이들 소송은 서울고법으로 넘어와 변론이 진행 중이다. 검찰도 ELS상품을 운용한 국내외 트레이더를 주가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ELW 불공정거래 의혹…대부분 내년 초 첫 선고 예상=국내 12개 주요 증권사의 대표가 함께 법정에 선 사상 초유의 사건은 28일 첫 선고를 시작으로 줄줄이 1심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28일 선고가 이뤄지는 대신증권 외에 나머지 사건은 해를 넘겨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선고가 나온다. 주식워런트증권(ELW) 불공정거래 혐의를 다루는 사건들은 서울중앙지법 형사 재판부 4곳에 골고루 배당돼 있다. 증권사 측은 현재 "스캘퍼는 특유의 투자기법을 구사해 시장에 참여한 다른 일반투자자들에게는 피해를 끼치지 않았다"며 일반투자자들보다 유리한 환경?제공했다는 검찰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이밖에 '먹튀 논란'를 부른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은 최근 론스타가 허위로 감자설을 유포했다는 유죄 판결을 인정해 일단락됐다. 다만 감자설 유포에 참여한 유회원 론스타 코리아 전 대표와 외환은행은 판결에 불복해 재상고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co.kr
Posted by FatalFu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