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전미경제학회가 미국 시카고 하얏트 리젠시 호텔에서 지난 5~8일 나흘간 일정을 모두 마감했다. 사진은 학회가 열리는 도중 강연에 집중하고 있는 방청객들의 모습.

시카고학파 거두인 로버트 루커스 시카고대 교수(1995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는 미국 경제에 대해 강한 확신을 표시했다. 그는 "미국 금융위기는 이미 2009년에 끝났다"고 단언했다. 다만 그는 올해 세계 경제를 위협할 요인으로 유로존 부채위기와 중국의 부동산 버블 붕괴 가능성을 꼽았다. 

루커스 교수는 "요즘 미국 제조업에 이어 고용 사정도 나아지면서 경제지표들이 좋아지고 있다"며 "올해 미국 경제는 작년보다 나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시카고에서 지난 5~8일 나흘 동안 열린 2012년 전미경제학회에 참석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은 한결같이 "미국 경제와 관련해 걱정되는 부분이 있지만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이들은 미국 정치권의 갈등과 유로존 사태를 불확실성으로 꼽았다. 

매일경제 기획취재팀은 시카고에 모인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4명과 직접 인터뷰하고 미국, 유럽 경제 전망에 대해 동일한 질문을 던져 이 같은 답을 얻어냈다. 

노동시장 전문가인 제임스 헤크먼 시카고대 교수(2000년 수상)는 "올해 미국 경제는 작년에 비하면 당연히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노동시장이 여전히 문제"라고 지적했다.  

헤크먼 교수는 금융업계를 예로 들면서 "현재 금융업계에는 불확실성이 너무 많다"며 "새로운 금융개혁안이라 불리는 도드프랭크 법안은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헤크먼 교수는 정치권의 불확실성 해결도 강조했다. 

에드먼드 펠프스 컬럼비아대 교수(2006년 수상)는 다소 비관론에 가까운 주장을 펼쳤다. 그는 "구직이 여전히 어렵다는 설문 결과도 나오고 있다"며 낙관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올해 미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로 유럽 금융위기와 중국 부동산 가격 하락을 비롯해 아직 끝나지 않은 미국 은행위기와 미국 재정적자 축소 문제를 꼽았다. 

크리스토퍼 심스 프린스턴대 교수(2011년 수상)는 "세계 경제의 가장 큰 위협은 많은 사람이 지적하는 것처럼 유로 문제 해결과 관련한 불확실성"이라고 꼽았다. 

그는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올해 미국 경제도 서서히 회복될 것이고 위기 때와 같은 갑작스러운 시장 붕괴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정치권이 국가부채 협상을 타결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조건을 붙였다. 

"부자 증세가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하등 도움이 안 된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는 아니지만 `맨큐 경제학원론`이라는 경제학 지침서로 유명한 그레고리 맨큐 교수는 "부유층에 대한 과세가 빈부격차가 확대되는 추세를 되돌리는 데는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단언했다. 

맨큐 교수는 전미경제학회 현장에서 매일경제 기자와 만나 "빌 클린턴 정권 때는 부유층에 대한 증세를 했고, 조지 부시 정권 때는 감세를 했지만 부유층과 저소득층 간 소득격차 차이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며 "빈부격차는 복합적인 요인에서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시카고 기획취재팀=성철환 논설위원 / 워싱턴 = 장광익 기자 / 김명수 뉴욕 특파원 / 박봉권 기자 / 노영우 기자 / 윤상환 기자 / 한예경 기자] 


Posted by FatalFu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