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경제
日 대지진 터지니… '악마의 손' 그가 떠오르네
FatalFury
2011. 3. 15. 11:33
조선비즈 | 전수용 기자 | 입력 2011.03.15 03:13
16년 전 28세의 직원 단 한명이 233년 전통의 대형 은행을 파탄으로 몰고 간 사건이 터졌다. 1995년 베어링은행 파산이 그것이다.
문제의 직원 닉 리슨 < ;사진 > ;은 고베 대지진이 터진 뒤 일본 정부의 대규모 재정 방출로 일본 경제가 회복될 것이란 확신을 갖고 일본 닛케이평균에 대한 변동성 축소 전략(옵션 양매도)을 구사하다 큰 손실을 봤고, 결국 회사를 무너지게 만들었다. 이 사건은 이번 일본 동북부 대지진을 맞는 투자자들에게 섣부른 낙관이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반면교사이다.
영국 런던 북부 빈민가 출신인 닉 리슨은 열여덟 살 때 학교를 그만두고 런던 금융가에서 일을 시작했다. 1989년 베어링은행에 입사한 그는 고위험 파생상품 거래에 손을 대 한때 자신이 근무하던 싱가포르지점 수익의 5분의 1을 혼자서 벌어들였고, 베어링은행 최고 스타가 됐다. 당시 연봉만도 수십만 파운드에 달했다.
1995년 리슨은 일생일대의 승부수를 던졌다. 일본 닛케이평균 선물(先物)이 오를 것으로 보고 거액을 베팅한 것. 하지만 그해 1월 17일 새벽 일본 효고현 남부 고베시 일대에 대지진이 터졌고, 일주일 뒤 23일 닛케이평균은 5.6% 폭락했다. 당시 일본 증시 투자자들이 손해 본 금액은 고베지진으로 발생한 주택·도로·철도 피해액과 맞먹는 규모(1500억달러)였다.
그러나 리슨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투자 손실을 비밀 계좌에 감추고 더 큰 도박으로 손실을 만회하려 했다. 일본 정부가 피해 복구를 위해 재정을 투입하면 증시가 다시 회복할 것으로 믿은 것. 결국 보름 만에 손실액은 13억달러로 늘어나면서 덜미가 잡혔다. 당시 영국 6위 은행으로 전 세계 25개국 55개 지점에 4000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베어링은행은 하루아침에 파산 직전까지 몰렸고, 단돈 1파운드에 네덜란드 ING로 매각됐다.
3·11 일본 대지진 참사의 피해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국내외 증권사들은 일본 지진 피해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 일색이다. IBK투자증권 오재열 연구원은 "고베 대지진 당시 막연한 낙관론으로 투자에 나서 회사를 파산으로 몰고갔던 닉 리슨의 교훈을 되새겨 볼 때"라고 말했다.
16년 전 28세의 직원 단 한명이 233년 전통의 대형 은행을 파탄으로 몰고 간 사건이 터졌다. 1995년 베어링은행 파산이 그것이다.
문제의 직원 닉 리슨 < ;사진 > ;은 고베 대지진이 터진 뒤 일본 정부의 대규모 재정 방출로 일본 경제가 회복될 것이란 확신을 갖고 일본 닛케이평균에 대한 변동성 축소 전략(옵션 양매도)을 구사하다 큰 손실을 봤고, 결국 회사를 무너지게 만들었다. 이 사건은 이번 일본 동북부 대지진을 맞는 투자자들에게 섣부른 낙관이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반면교사이다.
1995년 리슨은 일생일대의 승부수를 던졌다. 일본 닛케이평균 선물(先物)이 오를 것으로 보고 거액을 베팅한 것. 하지만 그해 1월 17일 새벽 일본 효고현 남부 고베시 일대에 대지진이 터졌고, 일주일 뒤 23일 닛케이평균은 5.6% 폭락했다. 당시 일본 증시 투자자들이 손해 본 금액은 고베지진으로 발생한 주택·도로·철도 피해액과 맞먹는 규모(1500억달러)였다.
그러나 리슨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투자 손실을 비밀 계좌에 감추고 더 큰 도박으로 손실을 만회하려 했다. 일본 정부가 피해 복구를 위해 재정을 투입하면 증시가 다시 회복할 것으로 믿은 것. 결국 보름 만에 손실액은 13억달러로 늘어나면서 덜미가 잡혔다. 당시 영국 6위 은행으로 전 세계 25개국 55개 지점에 4000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베어링은행은 하루아침에 파산 직전까지 몰렸고, 단돈 1파운드에 네덜란드 ING로 매각됐다.
3·11 일본 대지진 참사의 피해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국내외 증권사들은 일본 지진 피해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 일색이다. IBK투자증권 오재열 연구원은 "고베 대지진 당시 막연한 낙관론으로 투자에 나서 회사를 파산으로 몰고갔던 닉 리슨의 교훈을 되새겨 볼 때"라고 말했다.